나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았다. 사촌동생을 비롯해 조카도 여러 명 있지만 우와~ 이쁘다, 귀엽다, 사랑스럽다 등등의 감정적인 동요가 없었다. 그냥 사촌 동생이구나, 조카이구나 이 정도? 밖에서 엄마나 아빠 품에 안겨있는 작고 통실통실한 아가들을 보아도 음... 어린 아가이구나 이게 다였다. 그 외에 어떠한 생각도 들지 않았다. 간혹 떼쓰는 아이들을 볼 때면 특별히 내색하진 않았지만 짜증이 났다. 그래서인지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나에겐 커져가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. 그것은 바로 '나에게 모성애가 없으면 어떡하지?'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. 아기가 태어나면 그때부터 잠도 잘 못 자고 잠을 잘 못 자면 예민해질 테고 아기는 말을 못 하니 모든 걸 우는 걸로 표현해서 밤낮 구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운다는..